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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젠지 핫플이 된 이유는?
론 뮤익, 침대에서 © 스페이스클라우드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정말 많이 보이는 론 뮤익 전시, 정말 나만 빼고 다 보러간 것 같은 느낌이에요. 주위의 반응으로 전시의 인기가 체감되는 것은 오랜만인데요. 관람객 증가 추이 역시 심상치 않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개막 30일 만에 관람객 21만 명을 돌파했다고 밝혔어요. 일평균 5천 6백명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찾았는데, 서울관 개관이래 단일 전시로는 최다 관람객이에요.
국립현대미술관의 다른 공간들보다 서울관이 유독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좋은 공간을 넘어 ‘젠지 핫플’로 완전히 자리 잡은 비결에 대해 알아 보겠습니다.
💭 어디가 가장 먼저 지어진 건가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박정훈 ㅣ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은 현재 서울관, 덕수궁관, 과천관, 청주관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질 대전관까지 합해 ‘5관 체제’를 목표로 두고 있어요. 1969년 경복궁에서 처음 개관했고 이후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동관으로 이전, 1986년 과천에 국제적 규모의 미술관을 개관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습니다. 1998년 덕수궁 서관에 덕수궁관, 2013년 서울관, 2018년 청주관의 문을 차례로 열며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의 모습이 만들어졌죠.
도심 속 미술관으로 불리는 서울관의 터는 한국 현대사를 그대로 관통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사간원과 규장각, 종친부가 있었고 일제강점기에는 경성의학전문학교 부속의원과 일본군이 사용하던 수도육군병원이 있었어요. 1917년부터 2008년까지는 국군기무사령부가 이 곳을 사용했어요. 현재 입구 역할을 하는 붉은 벽돌의 건물이 과거 국군기무사령부 건물입니다.
💭 젠지 핫플이 된 이유가 궁금해요!

2021년 열린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전시를 기억 하시나요? 故이건희 삼성 회장의 유족이 그가 생전에 소유하고 있던 미술품 1,488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하며 열린 전시였어요. 대기업 회장의 컬렉션이기도 했지만 어디서도 보기 힘들었던 작품들이 즐비해 모두의 관심이 모였죠.
코로나19로 인한 입장 제한에도 연일 매진 행진을 기록했어요. 심지어 높은 가격으로 암표까지 거래되는 등 본 적 없는 인기를 자랑하며 많은 사람이 다녀갔죠. 이후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 작은방주» 등 개최하는 전시가 온라인에서 연속해서 큰 화제를 모으며 익숙한 공간이 됐어요.

화제의 전시 론 뮤익 서울관 관람모습 © 국립현대미술관
작가의 아이디어가 중요한 현대미술은 관람객들에게 어렵게 느껴지기 쉬워요. 하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어야 하기 때문에 오디오가이드, 도슨트 투어, 교육 프로그램, 작가의 해설 영상, 뉴스레터 등 각종 매체를 사용해 이해를 돕고 있어요. 인스타그래머블한 전시를 넘어 의미 있는 작품을 감상하는 쪽으로 넘어가는 젠지 트렌드와 결이 맞았던 것으로 보여요.
삼청동이라는 위치도 한몫했어요. 전시를 관람하고 근처의 인기 있는 카페나 상점을 구경하기 좋아 주위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죠. 바로 옆이 경복궁이고 북촌 한옥마을, 인사동이 가까워 서울 여행 코스로 선택하기도 적절해요.
💭 론 뮤익 전시는 어떻게 보면 좋을까요?

론 뮤익, 매스 © 스페이스클라우드
이번 전시는 론 뮤익의 작품세계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 회고전이에요. 30여 년 동안 꾸준히 새로운 작품을 발표한 작가의 시기별 주요 작품을 살펴볼 수 있어요. 정교하고 실제 같은 조각을 만들어 낸 테크닉도 놀랍지만, 표현력에 집중해 작품을 감상해 보면 좋아요.
론 뮤익 작품의 특징은 실물 크기로 만들지 않는다는 것과 디테일에 숨어있어요. 실물보다 훨씬 큰 크기 혹은 작은 크기로 만드는데 디테일이 놀랍습니다. 멀리서 바라보기보다는 앞에서 한참을 바라보면 피부 표현이나 표정이 눈에 들어올 거예요. 어디를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상황 속에 처해있는지를 상상해 보세요. 상상이 어려운 순간에는 제목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해요.

론 뮤익, 젊은 연인 © 스페이스클라우드
벽에서 떨어진 작품이라면 앞에서만 볼 것이 아니라 한 바퀴 돌아가며 감상해 보세요. 이렇게 전시된 경우 의도된 배치이기 때문에 무조건 뒷모습을 함께 봐야 해요. 작품 ‘젊은 연인’의 경우 앞에서 언뜻 보면 귓속말을 속삭이는 다정한 연인처럼 보여요. 하지만 뒤에서 남자가 여자의 팔을 비틀어 잡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처럼 론 뮤익이 의도한 디테일을 하나씩 챙겨 보다 보면 조금 더 깊게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 자료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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