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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도시

핫플은 아직도 성수동? 궁금해서 다녀왔어요


어느새 관광지로 자리 잡은 서울 성수동, 핫하다는 말을 들은 지는 꽤 오래된 것 같아요. 그런데 성수동 다음은 어디냐고 묻는다면 선뜻 답할 장소가 없어요. 인기가 오랜시간 지속 되다보니 위기나 문제점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의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도심 인근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돈이 유입되고,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 양상이 이전의 핫플로 손꼽히던 가로수길이 떠오른다는 사람도 많아요. 소규모의 개성 있는 상점이 몰려 있어 주목받았던 동네에 대기업이 엄청나게 들어오며 신선함을 잃고, 유동인구가 떨어지는 결말을 우리는 꽤 자주 목격했거든요. 


성수동 거리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성수동은 팝업스토어가 자주 열리는 것으로 유명한데 잠시 열리는 팝업의 특성상 단기 임대의 형태로 공간을 빌려요. 다만 단기 임대는 장기 임대에 비해 대여료가 높기 마련이죠. 성수동은 이런 팝업이 너무나 많이 열리다 보니 전체적인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이러다 보니 자영업자보다는 높은 금액의 임대료를 지불할 수 있는 대기업이 활발하게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에요. 

특유의 감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있지만 성수동 다음을 찾으라면 쉽게 떠오르는 곳이 없어요. 오늘 성수동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아직도 인기를 유지하고 있을지 궁금해 직접 다녀왔습니다.




에디터가 다녀온 오늘의 성수 코스


📍 소문난 성수 감자탕

📍 올리브영N 성수

📍 메이타왕 에그타르트

📍 힌스 듀이볼 포레스트 팝업스토어

📍 에잇세컨즈 포켓몬 성수 컨셉스토어

📍 LCDC 서울

📍 프롤라



에디터는 성수동을 평일 목요일 점심에 방문했어요. 스페이스클라우드의 사무실이 있는 여의도에서 이동했는데, 2호선으로 환승하니 성수동에 가는 것 같은 사람들이 꽤 보이더라고요. 개성 있는 옷차림을 자랑하는 사람들이 지하철에 꽤 있었어요. 성수동에 내리니 역사 자체는 꽤나 한산했지만 성수동의 중심 거리로 나가기 좋은 4번 출구로 내려가자 바로 사람으로 북적이는 모습이었습니다. 

 


 

🍴 소문난 성수 감자탕


먼저 점심을 먹기 위해 소문난 성수 감자탕으로 향했어요. 소문난 성수 감자탕은 성수동 맛집으로 유명한 곳이라 웨이팅이 심한 편이에요. 그래서 본관 바로 옆에 별관이 붙어 있는데 혼자 온 사람은 별관에는 자리가 없고, 본관에만 소규모 테이블이 있어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에디터가 방문했을 당시 거리에 사람은 많았지만 다행히 본격적인 웨이팅이 시작되기 전이었습니다.


소문난 성수 감자탕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 스페이스클라우드

소문난 성수 감자탕의 감자국 우거지 사진  © 스페이스클라우드


혼자 온 손님과 합석을 조건으로 빠르게 입장할 수 있었어요. 합석을 불편해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소문난 성수 감자탕에 한 번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가장 유명한 메뉴는 감자탕이지만 혼자 갔기 때문에 감자국 우거지를 주문했습니다. 소문난 성수 감자탕이 성수동의 상징적인 맛집 중 하나라고 해 왔는데 관광객으로 꽉 차있으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어요. 다행히 관광객보다는 내국인이 많아 보였습니다.


음식은 자리에 앉고 5분 정도 뒤에 나왔고 양은 상당히 푸짐했습니다. 살코기가 많이 붙어있어 만족스러웠어요. 국물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뼈해장국 느낌은 아니었어요. 감자국이라고 얘기해 팔고 있기 때문에 비슷하게 생각하셨던 분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뼈해장국 보다는 훨씬 부드럽고 덜 매운 고소한 느낌이에요. 아주 특별한 맛이라기 보다는 평범하게 맛있는 감자국이었어요. 

 


 

💄  올리브영N 성수

식사를 마친 뒤 다시 성수역 쪽으로 걸어 개점 4개월 만에 방문객 100만 명을 넘겼다는 올리브영N 성수에 갔어요. 올리브영의 첫 번째 혁신매장으로 K뷰티의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안고 개점한 곳입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올리브영과는 달리 ‘N’이 매장명에 붙어있는데요. 새로움(New)과 다음(Next), 기존에 없는 브랜드와 트렌드를 인큐베이팅한다는 의미의 둥지(Nest) 등 N을 첫 철자로 하는 단어가 함의하는 확장성을 핵심 가치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해요.


웨이크메이크 팝업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쇼핑보다는 체험에 중점을 둔 장소답게 팝업스토어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올리브영의 자체 브랜드인 웨이크메이크 팝업이 열리고 있었어요. 공간이 그리 크진 않았지만 잘 꾸며져 있어 방문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팝업에 방문해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젤라또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어요. 날씨가 꽤 더워 젤라또를 위해서 가는 사람도 있어 보였습니다. 좋은 마케팅이라고 느꼈던 것은 세련되고 모던한 빌딩이라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데 그 앞에 사람들이 모여 앉아 젤라또를 먹고 있으니 편안한 풍경이 만들어지더라고요. 


1층에는 카페와 굿즈샵, 뷰티&헬스 트렌드를 전시한 공간이 있었어요.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꽤 있어 가족을 따라 올리브영에 온 지친 사람들이 주로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가족들도 부담 없이 기다릴 수 있어 서로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잘 배려한 모습이었어요. 2층으로 올라가 보니 본격적으로 뷰티 세상이 펼쳐지더라고요. 예약해 1:1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고 화장품들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넓게 펼쳐져 있어 가장 북적이는 공간이었어요. 


올리브영 N 성수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구석구석 돌아다녀 보니 거대한 체험형 공간이라는 이 올리브영의 특징이 보였어요. 팝업스토어의 장점인 ‘체험’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도록 곳곳에 테스트 공간, 콘셉트를 전달하는 인테리어, 입점 브랜드 팝업스토어 등 꽉 차 있었습니다. 브랜드와 체험할 수 있는 것이 바뀌면 사람들은 계속 새로움을 느낄 테니 확실히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  메이타왕 에그타르트

성수 메이타왕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메이타왕 에그타르트  © 스페이스클라우드

올리브영N 성수에서 나와 팝업스토어를 돌아보기 위해 이동하던 중 소문난 성수 감자탕 맞은편 쪽에 위치한 메이타왕 에그타르트를 만났어요. 팝업 메인 거리로 가는 길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좋은 편이에요. 요즘 박스로 이 에그타르트를 구매해 가는 사람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일반 에그타르트에 비해 크기가 상당히 크고 소금이 뿌려진 소금 에그타르트라는 점이 특이했어요. 소금 때문에 크기에 비해 덜 느끼하다고 느꼈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달달한 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더 인기 있는 것 같아요. 다만 앉아서 먹을 수 있는 공간은 없고 포장만 가능해요.

 


 

💄  힌스 듀이볼 포레스트 팝업스토어 (~5.8)

힌스 듀이볼 포레스트 팝업스토어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성수동 뷰티의 유행을 이끈 장본인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힌스의 팝업스토어에 갔어요. 힌스는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브랜드예요. 힌스가 이렇게 큰 브랜드로 성장하기 전 성수동에 작은 브랜드 매장이 있었고 이곳을 찾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성수동을 찾았었죠. 온라인상에서도 소소하게 화제가 되었던 것이 동대문에서 닭 한 마리를 먹고 성수동에 힌스를 가는 일본인 관광객의 코스였어요. 거리가 꽤 떨어져 있어도 힌스를 가기 위해 성수동에 간다고 느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어요.


신상품이 나와 힌스의 다른 제품이 아닌 듀이볼 제품만 구경할 수 있었고, 2개 이상 구매 시 원하는 대로 꾸며 키링으로 들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었어요. 공간이 협소한 편이라 짐이 늘어나기 전에 방문하면 좋을 것 같아요.

 


 

👽 에잇세컨즈 포켓몬 성수 컨셉스토어 (~4.27)

에잇세컨즈 포켓몬 성수 컨셉스토어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성수동 방문 당일에 오픈한 에잇세컨즈와 포켓몬의 팝업스토어였어요. 예약이 아니라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방식이라 10분 정도 기다려 들어갔습니다. 먼저 입장 시 노란색 팸플릿을 주는데 여기에 가게 곳곳에 준비된 도장을 찍을 수 있었어요. 다만 도장을 전부 모았을 때의 혜택이 궁금했는데 그건 따로 없었어요. 1층과 2층이 있는데 공간이 매우 협소해 계산 줄을 피해서 상품을 구경할 수 있었어요. 그래도 콜라보 상품 전 품목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고 팸플릿 맨 뒤의 쿠폰으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어 상품 구매를 원했던 사람이라면 괜찮을 것 같아요.

 


 

🏢 LCDC 서울

LCDC 서울은 도시산책에서도 소개한 적 있는 복합문화공간이에요. 다양한 팝업이 열리기도 하는 공간이라 찾는 사람이 많아요. 다만 팝업스토어가 많이 열리는 연무장 길에서는 약 10분 정도 떨어져 있어요. 무신사 스탠다드와 브렌디멜빌을 거쳐서 오는 이곳은 요즘 동연무장길로 불려요. 성수동이 워낙 인기 있다 보니 연무장길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는 부르기 어려워졌고, 서연무장길과 동연무장길로 구분해 부르고 있어요. 

LCDC 서울 내부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브랜드 팝업에 지쳤다면 상대적으로 조금 한산한 동연무장길로 오는 것을 추천할게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보니 요즘은 대형 팝업이 이쪽으로 많이 넘어오는 추세예요. 걸어오다가 팝업 문의 환영이라는 문구가 적힌 부동산도 발견했고요.

동연무장길에 있는 LCDC 서울은 작은 브랜드들이 들어와 각자의 개성을 뽐내는 공간이에요. 성수동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 특히 추천하는 공간이기도 해요. 현재는 종료된 어니스트 플라워의 팝업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꽃을 무료로 받아 갈 수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물건을 구매해야 하는 팝업과는 달리 꽃으로 가득 찬 공간이라 특별하다고 느꼈어요.

 


 


☕ 프롤라 

프롤라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개그맨 박명수의 유튜브 채널 할명수에서도 소개된 카페 프롤라는 LCDC 서울 근처에 있어요. 작게 둘러볼 것이 많은 LCDC 서울을 보고 커피를 한잔하는 것을 추천해요. 이탈리아인 사장님이 직접 운영하시다 보니 에스프레소가 특히 유명해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도 입점해 있어요. 에스프레소와 고민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는데 적당한 산미가 있어 맛있게 잘 먹었어요. 평소에는 웨이팅을 해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인데 평일 오후 시간대이다 보니 한자리 정도 남아있어 기다리지 않고 들어가 편안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 오늘의 성수

동연무장길에서 성수역으로 돌아가기 위해 천천히 걸어봤어요. 점심 이후 둘러봤을 때 보다 사람이 훨씬 많아진 모습이었어요. 본격적인 성수동의 저녁시간을 보내기 위해 찾은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느꼈어요. 식당이 북적이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거든요. 목요일 오후라는 애매한 시간대였지만 적극적으로 이곳의 분위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성수동의 임대료 상승이 불러오는 효과로 인한 부정적인 반응도 많지만 역시 아직도 성수동은 성수동이구나 싶었어요. 팝업스토어에서 느낄 수 있는 피로감, 대기업 위주로 형성된 거리, 관광지화 되며 높은 물가 등 부정적인 얘기에 거짓은 없었어요. 이 문제를 소비자만 알고 있는 것은 아니기에 각 브랜드들은 피로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최대한 체험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어요. 덕분에 다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성수동 거리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성동구가 있는 성동구에서는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에요. 지방정부협의회를 결성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관련 법을 제·개정 정책을 제언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아직 성수동이 ‘가장 트렌디한 곳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빠르게 생기고 또 사라지는 것이 아쉽긴 하지만 유행의 흐름을 읽기에 가장 좋은 성수동의 모습을 목격하고 왔습니다.





📷 자료출처

한국일보, 성수동 초대형 매장 '올리브영N 성수'…넉 달 만에 100만 명 다녀갔다

중앙일보, 임대료 1년 만에 2배…'핫플' 성수동도 젠트리피케이션 공포

산업경제, 정원오 성동구청장, 젠트리피케이션 대응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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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해 머물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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