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도시
프로젝트에 주목!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흐름
임팩트 프로젝트 파이낸싱 포럼 포스터 © 플래닛 써밋
지금 당장 하나의 사회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나요? 스페이스클라우드는 공간과 사람을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우리 도시를 둘러싼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도 관심이 많아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포럼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새로운 의제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이번에는 <플래닛 써밋: 임팩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해 ‘사회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투자의 방식으로 ‘프로젝트 단위’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어요. 이전에는 누가 이런 일을 한다고 하면 그 조직을 보고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어떤 일을 하는지 프로젝트를 보고 투자를 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으려고 하고 있죠.
이것을 ‘임팩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고 불러요. 이름이 조금 어렵지만, 프로젝트 단위에 집중해 해당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수익과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에요. 눈앞의 불만 끄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한 경우가 많아 중요한 의제로 손 꼽히고 있어요.
2부 발표자들과의 대담 전경 © 조태현 작가국내에서도 임팩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주제로 한 행사, 플래닛 써밋이 5월 19일 서울 성수동 KT&G 상상플래닛 1층 커넥트홀에서 열렸습니다. 루트임팩트, 앤스페이스, 피스윈즈코리아, 코끼리공장, 월드비전 등 총 45개의 조직이 참여해 구조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뜻을 모았어요. 앤스페이스는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는 회사로, 머물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가는 소셜 디벨로퍼 그룹이에요.
ㅣ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한 유기견 안락사 Zero 프로젝트
플래닛 써밋에 참여한 피스윈즈코리아의 이야기에요. 임팩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라는 어려운 말을 좋은 사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피스윈즈코리아의 이동환 사무국장은 피스윈즈재팬이 고향세 제도를 활용해 진행한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소개했어요.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이동환 사무국장 © 스페이스클라우드피스윈즈재팬은 원래 동물구호를 하지는 않았고, 재난 상황을 위해 일하던 단체였어요. 2010년 구조견을 입양하기 위해 보호소를 찾았는데,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강아지를 만나며 본격적으로 동물구호에 나서게 되었다고 해요. 현재까지 약 9,600마리의 강아지를 구조했고, 이 중 5,000마리는 새롭게 가족을 찾았습니다.
일본 내 8개 지역에 센터를 마련해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는 일도 활발하게 하고 있어요. 피스윈즈재팬은 현재 4~5개의 견사에서 구조한 강아지를 돌보고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재해 현장에서 구조견이나 테라피 도그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어떻게 해결했을까요? 피스윈즈재팬은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5000번째로 새로운 가족을 만난 강아지 오르도 © 피스윈즈재팬고향사랑기부제는 주소지 외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고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받을 수 있는 제도예요. 일본에서는 답례품뿐만 아니라 지정 기부의 형태도 가능해 사람들이 이 프로젝트에 직접 기부를 할 수 있었죠. 돈이 정확하게 필요한 곳에 모였고, 사람들 역시 지역 사회의 문제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었어요. 현재까지 약 50억 원 정도가 모금됐다고 해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자원을 조달했다고 하니 어떤 지역에서 이 일을 해서 기부를 받은 것인지 궁금해졌어요. 주 활동 무대를 대도시가 아닌 사라져가는 도시로 정했습니다. 인구 7,700명 정도의 히로시마현 진세키고겐에 사업체를 마련해 지역과 협력하고 있어요. 직원과 수의사 등이 이주하며 인구가 늘어나고 지역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는 효과를 얻었죠.
광주광역시 남구와 함께 진행 중인 펀딩 페이지 © 위기브 홈페이지소멸 직전의 지역과 함께 기부를 통해 유기견 안락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좋은 사례예요. 처음에는 유기견 안락사 제로가 가능한 것일지 의문도 들었지만, 이런 모델이라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의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함께한 이동환 사무국장은 이제 광주광역시 동구와 손을 잡았습니다. 약 3억 원 모금에 성공해 광주광역시에서 유기견 제로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에요.
ㅣ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위해서 필요한 '백본 조직'의 역할
좋은 프로젝트에 투자를 받고, 서로 협력하는 구조를 현실화시키려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합니다.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데 필요한 필수 요소로는 백본 조직의 역할과 효과 측정 및 보고 체계 구축, 민간 주도의 촉매 자본 조성 등이 논의되고 있어요. 그중 백본 조직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는 실행을 가능하게 만드는 백본조직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어요. 백본조직은 말 그대로 척추에 해당하는 조직으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관을 뜻해요. 전략 기획, 이해관계 조율 등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성공까지 모든 것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피스완코 프로젝트의 경우 피스윈즈재팬이 지자체와 시민을 연결하는 백본조직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프로젝트를 잘 알고 전담해 사업을 운영하는 조직으로 사실상 이들이 성패를 크게 좌우합니다.
백본 조직에 대해 설명하는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 © 조태현 작가백본조직은 단순히 실무를 담당하는 집단이 아니라 프로젝트의 방향과 운영 방식을 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정 대표는 “프로젝트의 중요성이 높아지면 백본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전문 백본조직을 만들기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라고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내에서는 백본조직이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했기 때문에 법적·행정적 체계를 갖추고 한국형 언어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음”을 함께 짚었어요.
백본 조직에 대해 설명하는 앤스페이스 정수현 대표 2 © 조태현 작가제도적인 기반이 갖춰지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사례 중 하나로 영국의 커뮤니티 인터레스트 컴퍼니(이하 CIC)를 소개했어요. CIC는 공익을 추구하면서도 영리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로 기업이 지역 내 유휴공간을 공익적 목적을 우선해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요. 지역 주민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시설을 얻어서 좋고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비용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어 좋아요. 공익 목적을 갖추면서도 민간의 유연성을 지닌 특수법인의 형태로 충분히 시도해 볼만한 좋은 제도예요.
<플래닛 써밋: 임팩트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사회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례를 나눴어요. 다양한 조직이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들을 수 있어 특별한 자리였습니다. 앞으로 진행될 플래닛 써밋에 대한 더 다양한 소식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하세요. 🔗 플래닛써밋 소식 바로가기
글 에디터 틴틴
자료출처 임팩트얼라이언스, 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해 머물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