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도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떠오르는 서울 전통문화 공간 추천!
케이팝 데몬 헌터스 공식 포스터 © 넷플릭스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역대 넷플릭스 영화 중 가장 많이 본 작품 2위에 올랐다는 소식입니다. 케데헌은 악령을 사냥하는 데몬 헌터스이자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악귀들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과 미국의 크리스 아펠한스 감독이 공동 연출한 작품이에요.
한국에서 만든 작품은 아니지만 서울의 풍경, 지하철역, 김밥 등 한국인이 봐도 어색하지 않게 한국의 모습이 잘 담겨있고 ‘골든’과 ‘소다팝’등 케데헌에 등장하는 노래가 좋아 더욱 인기를 끌고 있어요. 특히 골든은 지난 12일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의 정상을 차지했죠.
전세계가 케데헌 열풍인 가운데 대한민국은 8월 15일 광복절 연휴를 맞이했습니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으로 여느 때보다 더욱 특별한데요. 이번 연휴 전통과 재미를 둘 다 잡고 싶다면 케데헌이 떠오르는 서울의 장소를 추천합니다.
🇰🇷 의미 있는 관광스팟 북촌 한옥마을 & 서울시립미술관
관광객과 내국인들 모두에게 인기 많은 관광 명소 북촌 한옥마을은 케데헌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영화 속 루미와 진우가 깊은 대화를 나눈 한옥 배경과 노래 ‘Free’를 부른 장소이기 때문이에요. 서울에서 한옥마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북촌 한옥마을은 보통 경복궁에서 창덕궁에 이르는 지역을 가리키는데 지금도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생활한옥촌이라 더 특별해요. 다만 이곳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며 주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고성이나 장난, 촬영으로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는 방문시 특별히 조심해 주셔야 해요.

© 서울시립미술관
북촌 한옥마을에서 버스로 쉽게 갈 수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서소문 본관에서는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전시가 열리고 있어요. 주요 소장품과 가나아트컬렉션(가나아트 이호재 대표가 2001년 서우시립미술관에 기증한 200개의 작품군)을 중심으로 기획한 특별전으로 1980-90년대 한국의 사회현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작품이 전시되었습니다. 예술을 통해 한국 근현대사의 거대한 흐름속에서 주목받지 못한 개인의 서사를 살펴보며 시대적 상황에 깊게 공감할 수 있는 전시예요.
* 전시 정보
<서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무료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 2층 가나아트컬렉션 전시실
2025.03.20 ~ 2025.10.26
🇰🇷 사자보이즈의 갓이 궁금했다면? 부암동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등장하는 사자보이즈 © 넷플릭스갓은 케데헌 등장 전부터 해외 대중문화에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었어요. 14년 전인 2011년에는 미국 패션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가 갓과 한복에서 영감을 받은 봄/여름 컬렉션을 선보였고, 2019년 넷플릭스의 드라마 시리즈, 킹덤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갓 열풍이 불기도 했죠. 최근 케데헌에서도 등장하며 관심을 일으켰습니다.


<<EP:01 갓>> 설치전경, 2025, Courtesy of Link Seoul
링크서울(LINKSL)이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갓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시 <EP:1, GAT>를 선보이고 있어요. 한국을 대표하는 갓일(갓을 만드는 작업) 장인 박창영 선생의 갓이 특히 매력적인데요. 국가무형유산 박창영 보유자는 큰아들인 박형박 이수자와 함께 5대째 갓일을 이어오고 있어요. 흑립, 주립, 백립과 함께 갓과 유사한 형태의 쓰개류인 초립, 패랭이 등 각양각색의 조선시대 모자를 볼 수 있는 기회예요.
<<EP:01 갓>> 설치전경, 2025, Courtesy of Link Seoul 단순히 과거의 유물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현대 예술가들의 창의적인 시각을 더해 다각도로 조명해 볼거리가 더욱 많습니다.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듀오 왈자, AI 아티스트 최세훈, 프랑스 파리에서 건축가이자 작가로의 삶을 사는 홍기원, 인스타그램으로 주목받고 있는 플랜테이션 브랜드 식기난게(식물을 기르기엔 난 너무 게을러) 등이 참여해 모던한 방식으로 전통을 즐길 수 있어요.
* 전시 정보
<EP:1, GAT>
무료
서울 종로구 부암동 237-35
2025.08.01 ~ 2025.08.21
🇰🇷 그래도 역시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케데헌 특수를 가장 크게 느끼고 있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케데헌의 인기와 여름방학 극성수기가 맞물려 2025년 7월 말 기준 341만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전년 동기 대비 72%나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어요. 케데헌에 나온 호랑이 더피와 까치 서씨를 떠올리게 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까치 호랑이 배지’를 구매하기 위해 아침부터 길게 늘어선 줄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죠. 공식 굿즈는 아니지만 케데헌과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모두 조선후기 민화 호작도(鵲虎圖·까치와 호랑이를 소재로 한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호랑이와 까치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수많은 사람이 몰리며 박물관 입구부터 주차장처럼 차가 늘어서는 등 여러 불편이 제기되고 있어요. 케데헌 열풍이 일기 전에도 주말에는 이런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찾는 사람에 비해 주차 자리가 부족한 편이었어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차 안내 인력도 늘리고 현수막도 설치했지만 여러분이 연휴에 방문하신다면 대중교통을 무조건 추천해요. 자차를 이용해야 할 경우 인근의 다른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시는 것이 효율적일 것 같아요.

© 국립중앙박물관
여러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방문할 때마다 역시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생각을 해요. 상설 전시의 수준도 높고 전시를 재밌게 전달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거든요. 현재 진행 중인 전시로는 <새 나라 새 미술: 조선 전기 미술 대전>을 추천해요. 조선 전기 15-16세기의 도자, 회화, 불교미술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요.
.
글 에디터 틴틴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해 머물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