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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스타일 서점 츠타야 팝업, 호불호 갈리는 이유는?

<TSUTAYA - CCC ART LAB SEOUL POP-UP>


🗓️  2025년 5월 30일 ~ 7월 13일

📍화~일, 11:00-19:00 (매주 월요일 휴무)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91, 나인원 한남




츠타야 팝업 외부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공간 비즈니스의 대명사로 불리는 일본의 서점 브랜드, 츠타야의 한국 팝업이 나인원 한남에서 열렸습니다. ‘츠타야 서점’을 주제로 연 첫 번째 팝업이에요. 2024년 국제 아트페어 프리즈서울 기간에 맞춰 서울 한남동 현대카드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서 <TSUTAYA-CCC ART LAB 쇼케이스>가 열린 적 있어요. 당시 소규모로 진행되기도 했지만, 아트페어 기간에 예술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었기 때문에 츠타야 서점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죠. 


이번 팝업의 이름은 <TSUTAYA-CCC ART LAB 서울 팝업>으로 츠타야 서점이 제시하는 안목과 노하우,  라이프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되었어요. 의외로 혹평이 많은 팝업이기도 한데요. 츠타야가 왜 유명해졌는지부터 이번 팝업은 어땠는지까지 자세히 알려드릴게요.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서점, 츠타야

츠타야 긴자  © ginza tsutaya books instagram

츠타야는 일본의  CCC(Culture Convenience Club Co.,Ltd., 컬처 컨비니언스 클럽 주식회사)에서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본의 유명 서점입니다. 1983년 3월 책과 CD, DVD 등을 빌려주는 대여점으로 사업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시대의 흐름이 스트리밍 서비스로 바뀌며 시대의 흐름에 맞게 서점의 형태로 일부 점포를 변화시켰죠. 


특히 2011년 다이칸야마에 오픈한 매장, T-SITE로 크게 주목받았는데요. 단순 책 판매를 넘어 영화, 음악, 커피, 잡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문을 열어 공간 브랜딩의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2024년에는 시부야 매장을 새롭게 리뉴얼하며 책 판매 비즈니스를 넘어 전 세계의 Ip를 소개하는 문화 성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어요. 서점의 역할은 축소하는 대신 좋아하는 콘텐츠와 관련된 일들을 모두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이번 팝업을 기획한 CCC 아트랩은 CCC 내에서 아트와 관련된 창의적인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팀이에요. 긴자와 교토에는 아트를 테마로 한 매장도 있을 정도로 컬처 인프라 사업을 넓혀나가고 있죠. 나인원 한남에 오픈한 팝업도 이런 활동의 하나로 보여요.




세 가지 테마로 구성된 츠타야 팝업

취향의 조각 공간 내부 전경 1  © 스페이스클라우드

츠타야의 서울 팝업은 최고급 주거 시설로도 유명한 나인원 한남의 리테일 공간에서 열리고 있어요. 1) 취향의 조각, 2) 작은 책방, 3) 아트의 정원 총 3개로 테마를 나눠 진행 중인데 모두 크지 않은 규모입니다. 어디서부터 둘러볼지는 자유롭게 정할 수 있지만, 아트의 정원과 나머지 두 공간의 거리가 있어 순천향대병원 버스 정류장 앞에 있는 취향의 조각을 기준으로 먼저 보는 동선을 추천해요.


츠타야 팝업에 함께 온 리틀냅 커피 스탠드  © 스페이스클라우드


커피를 판매하는 작은 팝업이 보인다면 잘 찾아오신 것이 맞습니다. 도쿄에서 정말 유명한 카페 중 하나인 리틀냅 커피 스탠드의 모습인데요. 츠타야 서울 팝업을 위해 도쿄에서 직원들을 파견해 커피를 판매하고 있어요. 팝업 기간과 동일하게 운영될 예정이에요. 바리스타들도 아주 간단한 한국어는 가능했고, 주문과 통역을 돕는 한국인 직원이 따로 있어 불편함 없이 음료를 주문할 수 있었어요.


가격은 7천 원으로 드립커피 하나만 주문할 수 있어요.  아이스와 핫은 고를 수 있고,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각 45잔씩만 한정 판매 중이에요. 주말이나 사람이 몰리는 날에는 2시간 정도면 판매가 완료된다고 하니 리틀냅 커피가 궁금했던 사람이라면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왼쪽부터) 일본 츠타야에서 가져온 물건이 있는 부분, 한일 양국의 굿즈 모음  © 스페이스클라우드


구매한 커피를 들고 취향의 조각을 먼저 구경했어요. 일상을 이루는 조각이 모여있는 공간이에요. 옷이나 모자, 티셔츠, 문구류 등 굿즈 위주의 구성으로 가득했어요. 나무로 길게 놓인 선반에 있는 것들은 모두 일본 츠타야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들로만 진열했다고 해요. 


나머지 공간에는 일본과 한국의 브랜드들을 큐레이션했어요. HDQT(헤드쿼터스)를 눈여겨보면 좋아요. HDQT는 서울과 도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브랜드로 아직 정식 론칭은 하지 않은 상태라 이곳에서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어요.



작은 책방 내부 전경 1  © 스페이스클라우드


우측의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작은 책방이 나와요. 정말 작은 책방으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과 아트북 등 다양한 서적을 큐레이션한 공간이에요. 잡지가 대부분인데 신간도 있지만 과월호가 대부분이었어요. 과월호이더라도 소장 가치가 있거나 인기가 있었던 것을 큐레이션해 소개하고 있어요. 실제로 인기가 많은 잡지는 빠르게 판매가 되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어요. 


작은 책방을 나오면 우측에 작은 계단이 보일 거예요. 그쪽으로 한 층 내려가면 고메이 494 푸드코트가 있어요. 푸드코트로 들어가서 우측으로 걸으면 보마켓이 있습니다. 보마켓 방향으로 나가면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아트의 정원이 나와요. 


왼쪽부터) 작은 서점에서 내려가는 계단, 아트의 정원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 스페이스클라우드


푸드코트를 통과해야 하다 보니 위치를 잘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아예 바깥으로 나가서 이동하기보다는 이렇게 가면 빠르게 아트의 정원으로 갈 수 있어요.


아트의 정원은 아트리움이 공간의 중심에 놓인 긴자 츠타야 서점의 구성을 바탕으로 예술을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물 없이 돌과 모래로 산수를 표현하는 일본식 돌 정원인 가레산스이를 바닥에 만들어 두고 벽에는 작품을 걸었어요.


아트의 정원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어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코헤이 나와를 비롯해 시티팝의 황금기를 상징하는 나가이 히로시, 모리 히로시, 아라이 사코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요. 판매도 진행하고 있는 갤러리 공간이에요.




실망스럽다는 의견이 나온 이유는?

© 스페이스클라우드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는 후기가 꽤 보였어요. 불호까지는 아니더라도 팝업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일본에 가서 츠타야를 경험해 보고 싶었다는 이야기도 많았고요. 


직접 경험해 보니 이런 이유로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먼저 츠타야는 한국에 서점으로 알려져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서점은 책을 소개하는 공간이에요. 전시나 다른 부대행사가 열리는 경우도 있지만 책이 주인공이 되는 곳이죠. 하지만 츠타야는 책뿐만 아니라 다른 콘텐츠들을 함께 주인공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 중이에요. 츠타야의 방향과 국내에서 생각하는 서점 간의 차이가 있다 보니 생긴 작은 오해 같아요.


작은 책방 내부 전경 2  © 스페이스클라우드

둘째로는 공간이 나눠진 것에 영향이 있다고 느꼈어요. 사실 팝업이 오픈하기를 기다렸다 바로 찾아간 사람들은 츠타야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을 확률이 높아요. 일본을 여행한 사람이 방문했을 츠타야 서점은 큰 공간에서 책과 함께 라이프스타일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었을 거예요.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팝업 공간은 3개로 나뉘어 있다 보니 연결성이 떨어진다고 느꼈어요. 특히 아트의 정원은 물리적인 거리도 있었고요. 취향의 조각, 작은 책방, 아트의 정원을 하나의 공간에서 보여줬다면 반응은 충분히 달라졌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서점으로서의 츠타야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고, 츠타야의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이나 브랜딩에 초점을 맞췄다면 만족할 수 있을 만한 공간이었어요.


취향의 공간 내부 전경 2  © 스페이스클라우드

한국의 서점 역시 츠타야 못지않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내부에 카페가 입점해 있거나, 전시를 열기도 하고 문구류와 함께 책을 판매하는 것은 일상이 되었죠. 동네의 독립서점은 고도화된 도서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북토크 등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기획하고 있어요. 


한국의 서점과 출판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축제, 2025 서울국제도서전이(6.18~6.22)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에요. 츠타야 팝업과 서울국제도서전을 모두 방문해 한국의 서점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하게 될지 가늠해 보세요.







   에디터 틴틴

자료출처   긴자 츠타야 인스타그램, 스페이스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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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해 머물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