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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도슨트

여름이면 생각나는 추억의 드라마 속 장소는 어떤 모습일까?


8월에도 폭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듣고도 믿기지 않는 기온과 열기에 에어컨으로 가득 찬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특히 올해는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우리가 알던 여름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일까요? 우리가 기억하는 '여름'하면 생각나는 추억의 드라마를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여름 하면 생각나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2005>, <커피프린스 1호점, 2007>, <너의 목소리가 들려, 2013>를 추억하는 글이나 영상을 알고리즘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요즘이에요. 

 

오랜만에 드라마를 다시 보니 주인공의 땀이 먼저 보이더라고요. 흐트러짐 없이 완벽한 요즘 드라마의 주인공들과는 달리 더위에 상기된 얼굴로 땀을 흘리는 얼굴이 옛 드라마의 맛을 더 살려주는 듯했습니다. 드라마에서 여름 날씨가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본방송을 챙겨 봤던 기억이 생생한데 벌써 10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네요. 심지어 내 이름은 김삼순은 올해로 방영 2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모든 것이 변한 지금,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추억을 쌓았던 공간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그때 우리는 김삼순에 미쳤었죠… 방영 당시 51.1%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국민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은 여름 하면 생각나는 드라마에 꼭 언급되는 드라마예요. 평면적인 로맨틱코미디 속 여자주인공과 달리 김삼순은 스물아홉의 뚱뚱한 노처녀 설정으로 등장했습니다. 비교적 현실적인 캐릭터로 시청자들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모습이 나오며 큰 인기를 얻었어요. 김삼순의 고민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 2024년에는 8부작으로 리마스터링되기도 했습니다.


내 이름은 김삼순 최종화 영상 캡쳐 © MBC


내 이름은 김삼순 하면 떠오르는 명장면은 남산 계단에서의 키스신이죠.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킨 명작 드라마였지만 엔딩장면을 촬영한 계단에 ‘삼순이 계단’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였으니까요. 종영 1년 후에 방영을 시작했던 <거침없이 하이킥>의 이민용과 서민정 커플도 이 장면을 오마주하기도 했어요.


삼순이 계단은 서울과학전시관남산분관 천체투영실(회현동1가 100-177) 건물을 바라보고 왼쪽에 있습니다. 상당히 높고 눈에 띄는 계단이라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남산 도서관으로 검색해서 갈 경우, 자차 이동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뚜벅이는 오르막길을 걸어 올라가야 해 그리 추천하지 않습니다.  


남산 삼순이 계단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드라마가 방영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남산에는 아직 김삼순과 현진헌의 사랑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계단 옆에 둘의 사진과 함께 ‘2005년 최고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엔딩 촬영 장소’라는 안내 표지판이 있었어요. 뜨거웠던 인기도, 삼순이 계단만을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거의 사라졌지만 이 작은 표지판이 2005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어요.





여름을 담은 최고의 청춘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은 남자 행세를 하는 고은찬이 정략결혼을 피하기 위해 동성애자인 척하는 최한결과 카페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예요. 여자 주인공을 남자라고 오해한 채 사랑에 빠지며 남자건 외계인이건 그를 사랑하겠다는 고백이 많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습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 사진  © MBC


2005년에 내 이름은 김삼순이 있었다면 2007년은 커피프린스 1호점이 있었어요. 출연 배우들이 모두 스타덤에 올랐고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것들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드라마에 나온 카페 커피프린스 1호점은 실제로 운영이 되고 있던 카페를 잠시 빌려서 찍었어요. 드라마 촬영이 모두 종료된 이후 실제 카페로 돌아갔는데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많은 팬들이 찾기도 했죠. 다만 현재는 영업을 종료한지도 오래되었어요.


드라마 속 한성의 집으로 나온 부암동의 산모퉁이 카페에 갈지 생각도 했었지만 고은찬과 최한결의 흔적을 찾고 싶었어요. 영업은 종료해 출입할 수는 없지만 카페의 원형이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홍대입구역 근처의 커피프린스 1호점(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37-2)으로 갔습니다. 


커피프린스 1호점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관리가 되지 않아 잡초와 담쟁이덩굴이 울창하게 자란 모습이었지만 드라마 속 모습 그대로였어요. 통행량이 많은 홍대 거리 쪽에 있다 보니 지나가는 사람들도 이곳을 보며 드라마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잠시 멈춰서 사진을 찍고 지나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울타리 밖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 전부라 요즘 같은 날씨에 보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이라면 맞은편의 베이커리를 추천해요. 아오이토리라는 작은 일본식 빵집이 있는데, 작은 테이블과 창이 있어 커피프린스 1호점의 외관을 앉아서 천천히 볼 수 있어요.





앞서 소개한 드라마에 비하면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2013년에 방영되어 비교적 최근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의 화질부터 차이가 느껴지긴 합니다. 로맨스와 스릴러가 합쳐진 드라마로 국선전담 변호사 장혜성이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진 소년 박수하를 만나 벌어지는 일들을 그렸습니다.  현재는 아주 유명한 배우 이종석이 이 드라마를 통해 본격적으로 인정을 받기 시작했던 드라마예요.


너의 목소리가 들려 영상 캡쳐 사진  © SBS


여름을 화면에 잘 담아 여름 냄새가 나는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스릴러가 극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오싹한 것이 끌리는 여름에 잘 어울렸어요. 악역인 민준국 캐릭터의 대사가 유행어가 되기도 하고 10회 정도 출연하기로 했던 것을 넘어 종영까지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영상 캡쳐 사진 2  ©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우산씬이에요. 박수하에게 향하는 여자 주인공 장혜성의 마음을 잘 담은 장면이라 아직도 너의 목소리를 들려를 얘기하면 이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아요. 당시 너의 목소리를 들려는 할리스 커피의 PPL을 받았어요. 할리스 커피에서 주인공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곤 했죠. 


우산씬을 촬영한 곳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삼성화재 건물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 76) 옆에 있는 작은 공원이에요. 당시에는 이 옆에 할리스 커피가 있었는데 그 지점에서도 드라마 촬영을 진행했었다고 해요. 현재는 바나프레소라는 카페가 있습니다. 할리스 커피는 사라졌지만, 이 공원은 남아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온라인으로 로드뷰를 살펴보고 방문했습니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촬영이 이루어진 공원 전경  © 스페이스클라우드


현재는 근처의 직장인들이 잠시 수다를 떨거나 쉬었다 가는 장소로 이용되는 모습이었어요. 아주 작은 공원이라 그동안 무심코 스쳐 지나갔을지도 몰라요. 얘기하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어려운 장소지만 아직도 그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갖고 있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다른 드라마 속 장소들은 개발 광풍으로 인해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곳들이 많았거든요. 지금 집에서 볼거리를 찾아 헤매고 있다면 여름을 물씬 담은 추억의 드라마를 추천할게요. 






* 드라마 제목의 글꼴(폰트)로 도스샘물체(leedheo 제작)를 사용하였습니다.


   에디터 틴틴

자료출처   스페이스클라우드,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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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클라우드

도시의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공간과 사람을 연결해 머물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갑니다.